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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차원 소녀의 티스토리 블로그
일러스트 박용석 혁(革:). 위는 못(澤:) 아래는 불(火:)로 가죽을 벗겨내듯 구태를 벗는 변혁의 시대를 뜻한다. 우물의 도인 정(井:) 괘 다음에 온다. “제아무리 청량한 우물물도 세월이 지나면 때가 끼기 마련이지. 바닥에 진흙이 쌓이고 불순물이 섞이면 마실 수가 없는 것! 그대로 두면 썩어버리므로 깨끗이 쳐내야 해. 정치권에 경제민주화 열풍이 분 지금이야말로 변혁의 시대가 아니겠는가. 정말 변혁해야 할 곳은 정치권인데 정치인들은 말로만 변하지 자신들은 변할 줄 모르는 것 같네. 어떤가?” 김종록의 '주역으로 푸는 대선 소설'⑦ 백두옹이 흑단나무 6효 막대를 짚으며 강권 교수에게 묻는다. “문재인 후보도 ‘국민이 혁명적 변화를 바라고 있다’고 했지요.” 강권 교수는 그렇게 말하고 나서 무음 모드로 해..
일러스트 박용석 “안철수에게 필요한 척목이라면 역시 의회민주주의의 기본인 정당이겠군요. 문제는 급조하듯 창당해 될 일이 아니라는 데 있습니다.” 강권 교수가 핵심을 정확히 짚었다. 아무리 시민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고 해도 조직 없이는 치를 수 없는 게 선거다. 조직 없이 용케 당선됐다고 하더라도 의회의 도움 없이는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없다. 김종록의 주역으로 푸는 대선 소설⑥ “그렇다고 민주당에 입당하는 건 대다수 지지자에 대한 배반이란 말이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니까 그러고 있을 수밖에.” 백두옹이 안철수의 딜레마를 지적한다. “그래서 안 원장은 민주통합당의 최종 후보가 가려질 때까지는 잠행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면서 시간을 벌어야 하니까 여간 고역이 아닐 겁니다..
“괜찮네. 물이나 좀 주게.” 강권 교수가 병원에 가보자고 했지만 백두옹은 한사코 손사래를 쳤다. 한 세기를 넘게 살아, 진작부터 날 받아놓은 덤 인생인데 목에서 피 몇 방울 나왔다고 웬 호들갑이냐는 핀잔이었다. 배낭에서 생수를 꺼내 건네자,백두옹은 입을 헹군 다음 밭은 목을 축였다. 김종록의 ‘주역으로 푸는 대선 소설’⑤ “이 무더위에 괜한 나들이를 했네요, 어르신. 좀 쉬셨다가 그만 서울로 돌아가시죠.” 물 적신 휴지로 손을 닦아주면서 강 교수는 걱정이 태산이었다. 백세가 넘은 상노인이라서 무슨 일이 닥칠지 알 수 없었다. 진짜 철부지들은 일본의 우익 단체들과 그들을 설득시키지 못하는 일본 지도자들이야! 난 양식 있는 일본의 시민사회힘을 믿는다네.” 정말 못 말리는 노익장이었다. 강 교수는 백두옹을 ..
여름은 잔인했다. 찜통더위 속에서 시민들은 에어컨에 생명줄을 대고 하루하루를 버텨냈다. 그사이 예비 전력은 블랙아웃 언저리에서 간당간당 적신호를 보냈고 가뭄까지 더해진 한강과 낙동강에는 녹조류가 번졌다. 김종록의 ‘주역으로 푸는 대선 소설’④ 백두옹의 여름 나기 비법은 방 안에서의 독서다. 그는 지나온 삶을 회상하고 복기하는 마음으로 책을 읽는다. 생각을 정리하는 데는 글쓰기만 한 것이 없다지만 좀처럼 글을 쓰지 않는 그로서는 독서가 차선책이다. 얼마 전까지 대선 후보들이 낸 책들을 밑줄 쳐가며 꼼꼼히 본 백두옹은 적이 실망을 금치 못했다. 쓸 만한 참말은 적고 화려한 수사와 그럴듯한 거짓말들이 곧잘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책만으로는 검증하기 어렵다. 조만간 유력한 주자들을 만나봐야 할 것 같았다. 맹자..
불볕더위가 이어졌다. 말복으로 치달으면서 밤중까지 푹푹 쪄대는 통에 여름 나기가 하루하루 고역이었다. 아스팔트는 이글거리고 시민들은 녹초가 된다. 하필이면 이런 때, 여야 대선주자들이 경선을 치르고 있어 흥행과는 거리가 멀다. 런던 올림픽 기간이어서 더 그랬다. 올림픽이 끝나더라도 ‘주연만 있는 새누리 드라마’ ‘조연만 있는 통합민주 드라마’라서 시청률(?)이 잘 나오기란 애당초 글렀다고도 한다. 박근혜 대세론과 안철수 신드롬이 여야의 당내 경선을 맥 빠지게 만들어버렸다. 하지만 꼭 그 둘 중 하나가 청와대 새 주인이 되라는 법은 없다. ‘거지 다음에 올 중’은 아직 가변적이다. 김종록의 ‘주역으로 푸는 대선 소설’③ “할아버님! 듣다 보니 그 중, 개념 한번 알쏭달쏭하네요. 승려도 됐다가 민심을 파고든..
폭우가 그치면서 이글거리는 태양이 나왔다. 백두옹은 바위 그루터기 위에 엉거주춤 서서 젖은 모시 두루마기를 벗어 짜기 시작했다. 그때 적삼 주머니에서 핸드폰 벨소리가 울렸다. 김종록의 .주역으로 푸는 대선 소설.② 구름은 용을 따르고 바람은 범을 좇고 -할아버지! 지금 어디 계세요? “은강이로구나. 인왕산 산책로란다. 비를 흠뻑 맞았어.” 은강이는 백두옹의 고손녀다. 뉴욕에서 대학을 다니다 방학이 되어 서울에 와 있었다. -감기 걸리면 어쩌시려고. 모시러 갈게요. 기다리세요. 할아버지를 끔찍이 위하는 은강이는 마지막 조선왕조 인물이 폐렴이라도 걸릴까봐 안달이다. 그는 고스란히 20세기를 관통해왔고 눈과 귀가 흐리긴 하지만 사지가 멀쩡하게 활동하고 있다. 신문도 보수와 진보를 아울러서 보고 컴퓨터도 하며 ..
특별기획 팩션 소설, ‘운종룡 풍종호(雲從龍 風從虎)’ 중앙 SUNDAY에서 연재를 시작한다. 다음은 중앙SUNDAY 기사 전문. 북악 산신이 찾는 정도령! 메시아 같은 그는 누굴까 김종록의 ‘주역으로 푸는 대선 소설’① 김종록 작가가 동양고전 주역을 바탕으로 집필한다. 주역은 우주 변화의 원리와 인간사의 길흉을 담고 있는 신비의 철학서다. 주역으로 풀어보면 지금은 하늘과 태양, 남성, 권위를 상징하는 건(乾)의 시대에서 땅과 달, 여성, 포용을 상징하는 곤(坤)의 시대로 변화하고 있다고 한다. 유력한 여성 대선 주자 박근혜 후보와 여러 남성 대선 주자들 가운데 과연 누가 하늘을 나는 용이 되어 여의주를 쟁취할 것인가. 천상에서 지상으로 내려온 별 청와대 뒷산 북악은 별 같은 산이다. 해맑은 날, 광화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