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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가양주(家釀酒) 문화 본문
예전에는 술도 김치 등 음식과 같이 집에서 빚어 마시는 것이 우리의 문화였다. 1930년에 일본총독부에 신고된 개인 양조자 수가 42만여 명으로 당시 300만 가구의 7분의 1 정도였다고 한다. 모르거나 일제에 협조하기 싫어 신고하지 않은 사람도 상당히 많았을 것이다. 조선시대에는 집에서 술 빚는 것은 어느 정도 경제력이 있는 집안의 경우 일상이었다. 장례식이나 결혼식 등 큰 행사뿐 아니라 제사, 농사일 새참, 손님 접대 등을 위해 집에서 술을 직접 빚었다. 그리고 술 빚는 것을 음식 만드는 것보다 어렵고 중요한 일로 생각했던 것 같다.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한글 요리책인 음식디미방(1690년 경)을 보면 146종류의 음식 조리법이 나온다. 이 중 3분의 1이 넘는 51가지가 술 빚는 방법이다. 술 빚는 법은 집안에서 음식과 함께 주로 여자들에 의해 자연스럽게 계승되어 내려 왔다.
이러한 우리의 가양주문화는 일제침탈과 광복 이후 주세법의 엄격한 적용, 밀주 단속 등으로 거의 사라졌다. 1995년부터 자가소비용으로는 개인이 술 만드는 것이 허용되어 친척 친구 등과 같이 마실 술을 빚는 것은 가능해졌다. 그러나 한번 사라진 문화는 쉽게 복원되지 않는다. 급격한 도시화와 바쁜 일상, 아파트 중심의 주거 환경 등으로 인해 집에서 술을 빚는 것이 용이치 않았다. 더욱이 수입 농산물로 만든 가격이 아주 싼 소주와 막걸리가 광범위하게 보급되면서 집에서 술 만들 필요성이 더 적어졌다. 이러는 사이에 고급술 시장은 와인, 위스키, 일본 사케에 이어 중국 백주까지 외국 술이 주도하게 되었고, 좋은 한식에 어울리는 우리 술은 찾기 어려워졌다.
우리의 가양주 문화가 유지되었다면 그 많은 가양주들 중 일부는 상품화되어 주변에서 쉽게 사서 마실 수 있게 되었을 것이다. 또 일부는 세계적인 명주가 되어 중국이나 일본 뿐 아니라 미국 유럽에도 진출했을 수도 있다. 현재 음악과 드라마 등의 한류 열풍을 생각하면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늦었다고 생각되더라도 할 것은 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가양주 문화를 되살려 보자. 주거 여건의 변화로 집에서 술 만드는 것이 불편해지기는 했으나, 한편으로는 에어콘과 냉장고 등의 보급으로 술 만들기가 훨씬 수월해졌다. 과거에는 온도가 섭씨 30도를 넘는 여름철에는 맛있는 술을 만들기 어렵고 술 보관도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집 주변에 간단한 양조용 설비와 25도 정도로 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 발효실을 갖춘 장소가 있으면 사람들이 쉽게 술을 빚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면 우리의 가양주 문화도 다시 살아날 수 있을지 모른다. 이러한 생각을 가진 몇몇과 함께 사람들이 술을 직접 빚어 가져갈 수 있는 조그만 술 공방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와인이나 맥주는 젊은 사람들을 중심으로 이러한 시설을 이용해 직접 술을 빚어 마시는 사람이 꽤 있고 관련 동호회도 활성화되어 있다. 이에 비해 우리 전통주는 아직은 관심 있는 사람이 드물다. 가양주 문화의 공백이 길어 되살리는데도 시간이 많이 필요한 모양이다.
원문보기:
https://www.khan.co.kr/economy/economy-general/article/201410281631581#csidx2a7cf470456d3aa8cfb91db86b9c6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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