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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증후군 지적 장애 유발하는 유전적 원인 찾았다

천아1234 2021. 9. 11. 08:12

민경태 울산과학기술원(UNIST) 생명과학부 교수(오른쪽)와 최치열 박사과정생 연구팀은 다운증후군에서 지적 장애를 일으키는 유전자가 지적장애를 일으키는 원리를 규명했다고 밝혔다. UNIST 제공

국내 연구팀이 다운증후군에서 지적 장애를 일으키는 유전자와 그 원리를 쥐 모델을 통해 최초로 규명했다. 또 이 유전자를 고쳤더니 다운증후군 쥐의 지적 장애도 없어졌다. 다운증후군 환자의 지적 장애 치료제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민경태 울산과학기술원(UNIST) 생명과학부 교수 연구팀은 다운증후군에서 지적 장애를 일으키는 유전자인 DSCR1 유전자를 조작한 쥐를 통해 이 유전자가 성체 신경발생 과정에 관여해 지적장애를 일으킴을 보이고, 이 유전자를 정상으로 되돌리자 지적 장애가 치료된 것을 확인해 11일 국제학술지 ‘엠보 저널’에 발표했다.

 

성체 신경발생은 성인 뇌의 해마 지역에서 새로운 신경 세포가 만들어지는 과정이다. 이 과정은 신경발달 관련 질병인 다운증후군과 정신분열증을 비롯해 퇴행성 뇌질환인 알츠하이머와 파킨슨병 등 여러 병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들 질병이 성체 신경발생과 어떻게 연관돼 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다운증후군은 지적장애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유전적 질병이다. 21번 염색체가 정상인보다 하나 더 많으면 발생한다. 신생아 700명 중 1명꼴로 걸리는 흔한 질병으로 산모의 나이가 많으면 발생 빈도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다운증후군 환자는 21번 염색체에 존재하는 DSCR1 유전자가 정상보다 1.5배 많이 발현되는데 이 유전자가 성체 신경발생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의심돼왔다.

 

연구팀은 다운증후군 모델 쥐 실험을 통해 DSCR1 유전자가 성체 신경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파악했다. DSCR1 유전자로부터 발현된 DSCR1 단백질이 성체 신경발생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TET1 유전자와 마이크로 RNA(miR)-124 유전자의 발현 정도를 조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TET1은 신경 세포의 증식에 영향을 미치고 miR-124는 뇌실밑구역의 신경 발생에 관여하는 유전자다. 다운증후군이 실제로 성체 신경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DSCR1 유전자를 정상으로 되돌렸더니 다운증후군에 의한 지적 장애가 회복되는 것을 보였다. 연구팀은 DSCR1 유전자가 1.5배인 쥐와 DSCR1 유전자만 제거한 쥐를 교배해 다른 유전자는 모두 같고 DSCR1 유전자만 정상 수치로 복원한 쥐를 만들었다. 다운증후군 모델 쥐는 성체 신경발생으로 만들어진 세포수가 정상 쥐의 절반 수준이었으나 복원된 쥐는 정상 수준을 회복했다.

 

연구팀은 미로 탈출 실험을 통해 복원된 쥐가 기억 능력을 회복한 것도 확인했다. 쥐를 같은 미로에 넣은 후 5일간 반복 실험을 통해 기억력을 평가하는 실험이다. DSCR1 유전자가 복원된 쥐는 첫날 40초대 기록에서 5일 차에는 정상 쥐와 비슷한 10초대 탈출 기록을 보였다. 반면 기억력이 결핍된 다운증후군 모델 쥐는 첫날 50초대 기록에서 5일 차에도 40초대를 기록했다.

 

민 교수는 “성체 뇌에서 일어나는 해마 신경발생 과정을 조절하는 원리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를 제공할 것”이라며 “다운증후군 환자의 인지 능력 결핍에 쓰일 치료제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