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든 다 배달합니다> [출처] <뭐든 다 배달합니다>|작성자 윤채
*해당 지식이 많아지면 추가적으로 내 생각을 적겠음.... 일단 지금은 요약만 (3/19)
- 쿠팡
문득 쿠팡 물류센터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개미처럼 짐을 나르는 내 모습이 오버랩되면서 내가 '현대적'인 이야기의 한쪽 주인공이 된 것 같았다. 나는 아무리 힘들게 일해도 최저임금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굴레에 빠져있다. 반면 베짱이들은 대박만 터뜨리면 평생 힘들게 일하지 않아도 먹고 살 수 있지 않나.
생각해보면 개근상은 그저 '개미'를 키우기 위한 상이 아닐까.
서울북공업고등학교를 다니던 정현철은 학교를 박차고 나왔다. 펜과 렌치를 버리고 기타와 마이크를 쥐었다. 그는 서태지가 되었고 백만장자 베짱이가 되었다.
2. 배달의 민족
라이더들이 곡예 운전을 하는 이유는 고객에게 더 빨리 배달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더 많이' 배달하기 위해서이다. 건당 수수료를 받는 체계에서는 하나라도 더 많이 배달해야 돈을 더 벌 수 있다. 하나라도 더 많이 배달하기 위해서는 한 번에 최대한 많이, 더 빨리 배달해야 한다. 더 많이 배달하기 위해서는 호대기 2~3분을 줄여야하고 불법 유턴에 역주행에 인도주행을 해야한다. 달리는 중에도 스마트폰을 쳐다보며 콜을 잡아야한다. 그래야 돈을 번다. 지금처럼 라이더들이 개인사업자이고 건당 수수료를 받는 체계에서는 욕망의 질주를 멈출 수 없다.
과연 로봇에게 일자리를 내준 시급 8590원 계약직 서빙직원이 연봉3000만원 호텔리어가 될 수 있을까? 로봇에게 일자리를 잃은 호텔 직원들은 다시 돌아올 수 없을지도 모른다.
쿠팡 플릴먼트 서비스 물류센터에서 일하면서 "나는 그저 AI의 팔다리일 뿐인가" 라는 기분을 느꼈다. 배민의 AI 추천배차를 이용하며 다시 그 생각이 났다. 쿠팡 물류센터처럼 생각은 AI가 하고 나는 자전거 타며 음식 전달하는 AI의 팔다리가 돼 가고 있는건가?
더 서글픈 건 AI 추천배차 도입 후 내 배달수입이 늘어났다는 점이다. AI이 자식들이 생각보다 생각을 잘한다. 그리고 더 빠르다.
3. 카카오 대리운전
카카오가 대리운전 중개업을 한다고 했을 때 대리운전 중개자업체들의 반발이 서겠지만 소비자들은 대리운전 중개업체들 편을 들지 않았다. 오히려 카카오를 반겼다.
법을 이용해 영업할 수 있다는 것은 법을 바꾸면 영업을 할 수 없다는 말과 같다.
대리운전은 어떠한 법 조항으로도 규제할 수 없었고 시장에 서서히 스며들어 그 누구도 규제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어느새 하나의 산업이자 문화가 됐고 오히려 '양성화'를 위한 법을 정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맨날 말 뿐이지만.
4. 기술의 발전과 사회의 변화
기술의 발전(변화)은 필연적으로 실업을 낳는다.
다만 기술의 변화에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처한 사람들 입장에서는 사회 전체의 부를 따질 겨를이 없다. 당장 생존을 위협받는다.
기술의 발전이 더 높은 생산성을 올리고 소비자들에게는 더 싸고 편리하게 쇼핑을 할 수 있는 편익을 제공하겠찌만 누군가는 이 거대한 흐름에서 소외되고 만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요즘 부쩍 "공동체가 무너지고 있다."는 한탄 섞인 말들이 많은데, 인간은 단 한 순간도 '공동체'를 떠나 살지 못한다.
미국의 생태주의 작가 헨리 소로는 숲 속에 들어가 자연과 함께 하는 자급자족의 삶을 살았던 것으로 유명하지만 그가 들어간 숲은 에머슨이라는 후원자가 제공한 숲이었다. 그리고 소로가 <월든> 이라는 걸작을 남길 수 있었던 것은 마을 상점에 가서 연필을 살 수 있었기 때문이다.
국가는 회사를 지원하고 회사는 가장을 지원하고 가장은 가족을 책임지는 구조가 해체되고 있다. 국가의 복지 전달 체계의 중심이 회사와 가장에서 '개인'으로 옮겨가야한다.
1보 진전을 위해서는 반 보 후퇴도 할 줄 알아야하는데 항상 1%의 프리라이더, 블랙컨슈머, 좀도둑이 생기는 꼴을 못 봐 한걸음도 나아가지 못한 채 99%를 포기한다.
그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예시를 들면, 기본소득을 지급하되 기본소득 외의 추가소득을 얻는 직업(직장이 아니다)이 없는 이들은 의무적으로 하루 4시간씩 교육을 받게 하는 것이다
모든 변화와 혁신에는 저항이 따르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저항에도 불구하고 변화와 혁신이 이기고 만다. 그런 점에서 지금 벌어지고 있는 기계 문명의 진화를 막을 수는 없다. 그렇지만 미약하더라도 저항이 진화 속도를 늦추며 대안을 찾는 시간을 벌어줄 수는 있을 것이다.
[출처] <뭐든 다 배달합니다>|작성자 윤채